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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사랑이 자립으로… '부활' 구수환 감독이 본 기적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제자들 뒷이야기를 담은 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다. 31일 구수환 감독에 따르면 얼마 전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의 한센인 마을에서 이태석 재단에 뜻밖의 부탁을 해왔다. 이태석 재단에서 식량과 생필품을 보내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제는 자신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채소재배도 하며 자립해보겠다는 메시지가 그것.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없고, 거동도 힘들며 앞을 보지 못하는 주민도 있는 한센인 마을에서 온 메시지. 구수환 감독은 깜짝 놀랐다는 전언이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고, 마을 주민회의에서 삶을 개선해 보자는 뜻에서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수환 감독은 "이태석 재단이 그들에게 희망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라이촉 마을은 톤즈에서 차로 약 40분을 가야 하는외딴곳에 있다. 한센인들이 이곳에 모여 살게 된 것은 고 이태석 신부 덕분이다. 2001년 수단은 나라 전체가 전쟁과 가난으로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했다. 당시 한센병 환자들은 40여개가 넘는 곳에 흩어져 살았는데, 치료 한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 신부는 마을을 찾아다니며 한센병 환자를 찾아내 지금의 라이촉 마을로 이주시켰다. 이 숫자가 526여 명이다. 고 이태석 신부는 생전 "가난한 사람 중에 가장 가난한 사람이 한센병 환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왜냐면 외적으로 상처가 있고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기 때문에 생긴 내적인 상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가장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찾아갔다는 이 신부의 마음은 구수환 감독에게도 큰 교훈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석 재단은 라이촉 마을에 톤즈 현지 사무소 책임자를 보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었다. 이후 농사를 짓도록 소와 쟁기 농기구, 살충제, 물통, 도구를 구입해 전달했다. 또한 이태석 재단은 정부지원이 중단돼 문을 닫은 초등학교를 재단에서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한 사항은 조율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활동은 이어질 전망이다. 구수환 감독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태석 신부의 뜻을 전하고 있다. 최근에도 강연, 우크라이나 긴급 구호 등 많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2022.05.31 18:33
연예

[재능을 나워요, 농촌을 키워요⑦] 경남 함양 송전 지리산 생태마을

스마일재능뱅크=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농촌 지역 재능 기부 서비스다. 각종 교육, 돌봄서비스, 이미용 봉사, 벽화그리기, 마을 계획 컨설팅 등 특별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스마일재능뱅크 홈페이지(www.smilebank.kr)에 접속해 ‘재능기부참여’ 메뉴를 클릭한 뒤, 기부 신청을 할 수 있다. ‘요청마을찾기’ 메뉴를 클릭하면 재능나눔을 필요로 하는 마을을 확인할 수도 있다. 현재 약 3만5000명의 재능 기부자들이 참여해 1144개의 마을에서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있다. 지난 7월 경남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송전마을에서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옛 디딜방아를 체험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남 함양군 휴천면 송전마을.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10년전만해도 퇴색해 가는 산촌이었다. 빚 없는 집이 없었고 젊은이들은 점점 자취를 감췄다. 읍내로 가는 버스는 하루 세 번밖에 오지 않았고 동네에 자동차라곤 이장댁의 1t 트럭 하나뿐이었다. 30가구 50여 명의 주민은 산비탈에서 고추와 오미자를 기르고 산나물을 캐다 팔아 근근이 살아갔다. 그러던 2004년 당시 마을의 유일한 40대였던 석연상(50)씨가 이장이 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석 씨는 이장이 되자마자 가난을 벗어나는 게 가장 시급한 목표라고 판단해 주민회의를 열었다. 때마침 산림청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되면서 14억원 사업비가 마을에 들어오게 됐다. 산골 소득을 높이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등을 건립해 일종의 ‘산촌 스테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업이다.50여 명이 묵을 수있는 게스트하우스 공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평생 장삿속 챙겨본 적이 없는 이들이라 도무지 게스트하우스를 어떻게 운영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숙박료를 얼마를 받아야 할지도 가늠이 어려웠다. “외지에서 반가운 손님 오시는 건데 그냥 재워 드려야 하는 거 아닌교.” “근처 알아보니 대부분 하루에 3만원 받는다 아입니꺼.” “그렇게 많이….” “그라모(그러면) 우리는 5, 6명이 와도 방하나 쓰면 3만원만 받는 게 어떻능교. 형편어렵다면 그냥 재워주고 합시데이. 고마 밥도 그냥 주고.”“그럽시데이.”주민 김기완(70))씨는 당시 주민들 사이에 이런 말이 오갔다고 전했다. 수익은 주민 공동의 몫으로 하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가 완공되자 지리산을 찾은 사람들이 가끔씩 들르기 시작했다. “그냥 재워줘야 하는 거 아니냐”던 순박한 인심이 어디가랴. 주민들은 사정이 딱한 사람들을 무료로 재워주고 따뜻한 밥상을 내줬다. 인심과 마을 정취가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외지인 발길은 더욱 잦아졌다. 기존 게스트하우스로는 감당 못할 정도가 됐다. 2011년에 2억원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50명이 묵을 수 있는 2층 펜션을 추가로 건립했다. 그래도 모자라 주민들이 민박까지 차렸다. 방문객들은 민박집 벽에 글귀를 남겼다. ‘외갓집 같네요’, ‘인심이 너무 좋아요’.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좀 더 즐길거리를 만들었다. 연·팽이 만들기, 디딜방아 체험, 래프팅 같은 것들이다. 그러자 지난해 1만 명이 마을 찾았다. 올 여름 휴가철에는 하루에만 마을 주민의 다섯 배가 넘는 300여 명이 다녀갔다. 아이들은 난생처음 디딜방아를 밟아보며 연신 깔깔댔다. 어른들은 소나무숲 속 정자에서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켰다. 인근 엄천강은 래프팅을 즐기는 이들로 넘쳤다. 마을 소득도 부쩍 늘었다. 지난 한해에만 마을을 다녀간 방문객들이 1억5000만원을 쓰고 갔다. 각종 과외수입도 늘어 대형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주민이 생길 정도다. 하지만 생태관광이 성공을 거두고 수입도 늘었지만 송전마을 주민들은 초심을 잃지 않기위해 애쓴다. ‘넉넉한 시골인심’이 경쟁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댕기간 사람들이 ‘인심 좋은 곳’이라고 할 때 제일 뿌듯하지. 아무도 모르던 산골을 지금처럼 만들어준 게 바로 시골 인심 아잉교. 욕심을 버려야 더 잘된다카이.”신수철(67) 송전마을 이장의 말이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2013.10.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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